영광 묘량면 신흥마을, 나무수국을 소득 작물로 활용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전남인터넷신문]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나무수국(Hydrangea paniculata)이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폭염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내는 나무수국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곳곳에서 식재가 부쩍 늘고 있다.
영광군 묘량면 신천리 신흥마을 또한 수년전부터 아름다운 나무수국에 주목하고, 이 식물을 마을 곳곳에 심어서 마을 환경을 가꿔오고 있다.
신흥마을 일대는 고려 시대 이흥사가 남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504호 신천리 삼층석탑이 있다. 70명 이상의 원불교 출가교역자를 배출한 국가 등록문화재 제693호 영광 원불교 신흥교당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 마을은 역사가 천년 가까이 되는 신천리 삼충석탑을 중심으로 많은 전설을 안고 있으며, 쾌적한 자연환경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갖춰져 있다.
신흥마을은 원불교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불교 창립시기 최초의 사회활동인 저축조합운동의 실현 도량으로 초기 교단의 생동감 넘치는 역사의 현장이며, 현재도 마을 구성원 전체가 원불교 신도이다. 역사가 있고,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신흥마을 구성원들은 협동심과 마을 환경가꾸기에 남다른 정성을 쏟아 수년 전부터 마을 곳곳에 나무수국을 지속적으로 식재해 오고 있다.
나무수국은 마을 환경개선 차원에서 식재하였으나 꽃이 많아지면서 관광자원 외의 소득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부 박윤점 교수가 자문을 맡게 되었다. 박윤점 교수는 마을 환경 개선, 관광자원 외에 압화 소재와 보존화로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압화는 꽃을 평면으로 건조해서 장식용으로 활용하는 것이다(사진은 나무수국꽃을 압화소재로 만들기 위해 염색해 놓은 것이다). 보존화는 시들지 않는 꽃, 프리져브드 플라워(preserved flower)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것으로 식물체의 수분을 빼내고 그 자리에 보존액과 색소를 침투시켜서 장식용으로 활용하는 화훼이다.
신흥마을 사람들은 마을 곳곳에 식재된 나무수국 꽃을 압화와 보존화로 만들어 소득화하고, 마을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생문화재 사업의 체험프로그램에 사용할 목적으로 오랫동안 압화와 보존화를 연구한 박윤점 교수에게 제작기술을 배웠다. 나무수국 꽃을 이용한 압화 제작기술을 배우기가 바쁘게 압화 전문회사에서 꽃 25,000개를 주문했다. 마을 환경가꾸기 차원에서 식재한 나무수국이 소득 작물로 된 것이다.
전남에서 수국을 집단으로 식재해 놓은 곳들은 많으나 이것을 신흥마을처럼 가공상품 및 소득작물로 활용한 곳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수국을 다양한 각도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의식의 부족,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고, 자문 결과를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수국꽃을 보고 나서 이 꽃으로 압화나 보존화를 만들어 두었다가 겨울철 등 한가한 시기에 보존화, 압화 작품, 드라이플라워 꽃다발, 작은 화환(리스) 등으로 가공 판매 함으로써 수국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비수기 및 유휴기에 일거리로 활용한 사례가 있는데, 신흥마을에서도 그러한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수국꽃을 사례로 들었는데, 현재 농촌에는 수국뿐만 많은 자원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내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지역 자원들의 용도 다양화와 활용도를 높여서 지역과 농가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했으면 한다.
기사: http://jnnews.co.kr/m/view.php?idx=307642#